영화를 보려구요

커런트 워 - 전기 전쟁

열해 2020. 10. 1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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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커런트 워(2017)

감독: 알폰소 고메즈 레존

주연: 배네딕트 컴버배치, 톰 홀랜드, 니콜라스 홀트, 마이클 섀넌

 

 

커런트 워 한 장면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온 영화

 

최근 개봉 예정인 영화 테슬라에 관심이 생겨, 그와 관련된 영화를 찾아보다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영화에 대해 간단히 검색해 보았는데,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가 이 영화가 상영되지 못할 뻔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하비 와인스틴 스캔들로 인해 와인스틴의 회사가 부도가 나 이 영화가 상영되지 못할 뻔했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재촬영을 하고 난 뒤 영화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영화는 19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에디슨이라는 유명한 인물과 그의 경쟁상대였던 웨스팅하우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슬라도 등장합니다. 

이들이 벌였던 전기 전쟁의 과정을 108분동안 그려냅니다. 직류냐 교류냐 그것이 문제로다. 선택을 받는 것은 누구일까요? 

 

내가 알던 에디슨이 아닌데? 

 

영화는 허허벌판에 전구가 밝혀지는 것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수많은 전구 사이에 에디슨이 서 있습니다. 이제부터 전구, 전류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에디슨은 발명가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사주신 위인전에 꼭 들어가는 인물이기도 하죠. 대표적인 발명품은 축음기와 전구, 영사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중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전구라고 생각합니다. 에디슨 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전구니까요. 그러나 알려진 것과 다르게 전구를 발명한 것은 에디슨이 아니라고 합니다. 1860년에 영국 화학자인 조셉 조지프 스완 경(Sir Joseph Wilson Swan, 1828 ~ 1914)이 발명한 것을 슬쩍한 겁니다. 

영화에서 에디슨은 자신의 전구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발명한 것이 아니지만 자신이 발명한 것처럼 말하며, 다른 이들이 만들어 낸 전구를 자신의 모조품이라 폄하합니다. 여기서부터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에디슨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조지 웨스팅하우스는 자신이 만든 공기 브레이크의 성공을 발판으로 전기 사업에 뛰어듭니다. 웨스팅하우스는 교류 전기를 바탕으로 전기 사업을 시작하려고 이에 대해 준비를 시작합니다. 반면 에디슨은 직류 사업을 통해 자신의 사업을 확장시키려 합니다. 직류 vs 교류의 싸움이 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입니다. 

사업을 먼저 궤도에 올린 것은 에디슨이였습니다. J.P 모건의 자금을 바탕으로 자신의 직류 전기 사업을 사람들에게 선보이며 미국의 몇몇 도시에 발전기를 설치하며 전기를 공급합니다. 이때 영화에서 테슬라가 등장합니다. 테슬라는 에디슨의 연구소에 취직을 합니다. 테슬라는 교류 전기의 훌륭함을 에디슨에게 말하지만 에디슨은 직류를 고집합니다. 이에 지친 테슬라는 퇴사를 합니다. 

조지 웨스팅하우스는 이 영화에서 인품이 좋은 인물로 묘사됩니다. 웨스팅하우스의 교류 전기가 에디슨의 직류 전기보다 효율이 좋고, 값싼 것으로 알려지자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업장을 방문합니다. 사업이 점점 궤도에 오르게 되고, 이를 본 에디슨은 웨스팅하우스의 교류 전기를 모함합니다. 교류 전기가 사람에게 위험하다는 인터뷰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를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에디슨의 악의적인 모습을 보면, 내가 알던 것과 많이 다른 인물이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교류 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동물에게 전기를 가해 죽이는 것이나, 교류 전기의자를 만드는 것에 도움을 주는 것을 보면 생각보다 별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적 읽었던 위인전을 통해 알게 된 에디슨은 발명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물로,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 훌륭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제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에디슨에 대해 더 찾아보았는데, 그의 이런 엄청난 노력 뒤에 숨은 치사하고, 악랄한 모습은 제가 생각하던 에디슨관 거리가 있었습니다. 

영화는 에디슨의 이런 추한 모습을 보여주며, 점점 전기 사업에서 실패해 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참을성있고 예의가 있는 웨스팅하우스의 교류 전기는 결국 성공을 얻게 됩니다. 보스턴 박람회에서 웨스팅하우스의 교류 전기가 채택되게 된 것이죠. 웨스팅하우스의 이런 성공 뒤에는 테슬라와의 합작이 있었는데요, 이 영화에서 테슬라는 큰 비중을 갖지 못합니다. 테슬라의 모습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약간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영화 

 

영화가 개봉하기까지 사정이 있어서 그런지 단점이 좀 보입니다. 영화의 전개가 단조롭습니다. 밋밋하다고 해야 할까요. 세 남자가 머리 맞대고 진지한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기대했다면, 영화의 진행과정에 실망할 수 있습니다. 인물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순간이 전혀 흥미진진하지 않습니다. 에디슨의 공격에도 매너를 지키는 웨스팅하우스의 모습을 보면서, '아 멋진 사람이네'라는 정도의 느낌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쓸데없는 듯한 연출도 눈에 거슬립니다. 극의 박진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건지 모르겠지만, 전혀 박진감 넘치지 않습니다. 쓸데없다고 느껴지면서 어지럽다고 해야 될까요. '굳이 왜 이런 연출을 한 거야?'라는 의문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통해 관객에게 어필해야 되는 부분을 이런 잔기술을 시도해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검색의 생활화

 

영화를 보고 난 뒤 궁금한 것이 많이 있어서 구글을 검색하며 정보를 얻었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지 않아도 검색하면 영화의 내용보다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는 이유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때문입니다. 영화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게 충족이 안된 것 같습니다. 

사정은 이해가 갑니다. 부도가 나고, 재촬영을 하면서 감독이 생각했던 방향과 멀어진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아쉼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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