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려구요

넷플릭스 영화 추천 <레볼루셔너리 로드><스포주의>

열해 2020. 10. 10. 17:04
반응형

영화 정보 

개봉: 2009.02.09

장르: 드라마

감독: 샘 멘데스

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살아. 대학 나오고 취직하고 결혼해서 애 낳고 지지고 볶고 사는 거지".

나는 다를 줄 알았다.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 줄 알았다. 나이를 먹고, 세상에 대해 조금 알만한 나이가 되면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 나도 별반 다를 게 없구나'. 푸념 섞인 한마디를 엄마에게 내뱉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남들도 다 똑같어, 다 그러고 살아". 

꿈 많은 두 남녀가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면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꿈은 잠시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좀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꺼내보자'. 시간이 가면서 꿈은 꺼내기 힘든 곳에 방치된다. 세상은 우리에게 꿈꿀 시간을 주지 않는다.

에이프릴과 프랭크는 첫눈에 반해 결혼한다. 아이가 생기고 새로운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다. 새로운 보금자리도 마련한다. 중절모와 양복을 입고 프랭크는 회사로 향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과 비슷한 복장을 한 남자들이 자신처럼 회사로 향하고 있다. 

따분한 업무, 옆자리 동료는 숙취로 고생한다. 이때 눈에 띈 새로운 여성.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겨운 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위해 프랭크는 그녀와 잠자리를 갖는다. 일탈의 대상이 된 여성, 그녀에게 프랭크도 지겨운 일상을 벗어나게 해주는 일탈의 대상이다. 

퇴근 시간이 되고, 프랭크는 열차를 타고 퇴근한다. 문을 열자 에이프릴이 맞아준다. 그러나 평소와 다르다. 이날은 프랭크의 생일이었다. 에이프릴은 프랭크를 위해 깜짝 파티를 준비했다.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프랭크. 낮에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웠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잠들기 전, 에이프릴은 프랭크를 부른다. 에이프릴이 평소와 다른 이유는 프랭크의 생일이어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프랭크에게 말한다. "여보 우리 파리로 떠나요. 그곳에서 살아요. 어때요?" 프랭크는 그녀의 말을 농담으로 여긴다. 하지만 에이프릴은 진지하다. 그녀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된 프랭크, 에이프릴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다. 

프랭크 자신도 판에 박힌 업무가 싫었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에이프릴은 자신이 파리로 가서 비서일을 할테니 프랭크는 일을 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을 때까지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마음속 깊이 방치됐던 꿈이 조금씩 올라온다. 프랭크도 결심한다. '그래 파리로 가자'. 

여행은 떠나기 전 준비를 할 때 가장 즐겁다

 

에이프릴은 연극 무대에서 배우 활동을 했다. 예술에 대한 꿈이 있는 여성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그런 꿈은 잠시 접어둔다. 사랑하는 프랭크를 위해 아내로서, 엄마로서 살아가고 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갈 때, 예전에 프랭크와 했던 대화가 떠오른다. '파리에 갔을 때 너무 좋았어. 도시가 살아있는 것 같았어'.

에이프릴이 파리를 떠올리 것도, 프랭크에게 자신이 돈을 벌어오겠다고 한 말도 그저 자신이 이곳을 탈출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진저리 나는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변명. 프랭크를 위한다고 했지만 그건 모두 자신을 위한 일 아녔을까?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은 즐겁다. 여행 오기전 설렘과 막상 여행을 할 때 느낌이 다른 경우가 많다. 내가 생각했던 여행의 모습과 진짜 그곳에 가서 느끼는 여행지는, 여행을 오기 전 내가 갖었던 환상을 깨뜨릴 때가 있다. 

에이프릴과 프랭크도 파리로 이주를 준비하면서 행복해 한다. 잊었던 옛 꿈이 실현되는 기분이다. 그곳에서 어떤 삶이 펼쳐질지 상관하지 않는다. 떠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은 이 부부를 걱정, 조롱한다. 하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는다. 무슨 상관이랴, 우리는 떠날 것인데.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떠나면 된다. 

부부는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결혼을 하고 사그라 들었던 서로에 대한 애정도 솟아난다. 여러모로 잘한 결정 같다. 파리로 가는 배편을 예약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결정을 알린다. 너무나도 즐거운 순간이다. 하지만 여행은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 설렘이 있을 때 그때가 행복하다. 

현실과 꿈, 뭐가 옳은 걸까?  

 

프랭크 부부는 자신들의 집을 소개해준 헬렌 부인의 부탁으로 그들의 가족과 식사를 한다. 프랭크 부부와 헬렌 부인의 가족은 식사를 하며 대화를 한다. 헬렌의 아들 존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그래서 솔직하다. 

존은 프랭크에게 묻는다. "어떤 일을 하시죠?". 프랭크는 대답한다. "사무기기 회사에서 내근을 하죠, 지겨운 일이에요". 존은 웃으며 대답한다. "먹고살려면 하기 싫어도 일을 해야죠". 

프랭크와 에이프릴, 존은 식사후 산책을 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존은 묻는다, 왜 파리로 가느냐고. 왜 여기서 도망가는 건지 묻는다. 프랭크와 에이프릴은 대답한다, "다른 삶을 위해서 파리로 간다. "어쩌면 도망일지도 모른다, 공허하고 희망 없는 삶으로부터 요". 

부부에게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의 삶은 공허하고 희망없는 삶이다. 에이프릴의 큰 결심은 이들 부부를 늪 같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렇게 이들은 희망 없는 삶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부부에게 현실이 부딪혀 온다. 

에이프릴은 갑작스러운 임신을 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임신이다. 고민끝에 프랭크에게 말한다. 프랭크는 놀란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에이프릴이 낙태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잠시만 더 생각을 해보자고 말한다. 

프랭크에게도 일이 생긴다. 자신이 장난스레 제출했던 보고서가 사장에 눈에 띄게 되고, 사장은 프랭크의 능력을 높이 보고 더 높은 직급을 제안한다. 

에이프릴에게 임신은 꿈에 대한 갈망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지만, 프랭크에게 승진 제안은 거지같던 현실이 나름 괜찮은 꿈으로 변하는 계기가 된다. 평사원으로 평생을 근무한 아버지보다 자신은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누가 옳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망설이던 프랭크, 생각 끝에 에이프릴에게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계속 살자고 말한다. 에이프릴은 실망한다. 하지만 배속의 아이가 신경 쓰인다. 이곳에서의 삶에 더 끌리는 프랭크를 보며 에이프릴은 실망하고 체념한다. 

스스로를 납득시키려 해보지만 납득이 되질 않는다. 바로 코앞에서 사라져 버린 꿈. 너무나도 괴로운 에이프릴. 계속해서 프랭크와 부딪힌다. 자신의 꿈을 프랭크가 망쳐버린 거 같다. 배속의 아이도 자신의 꿈을 방해한 방해물 같다. 

다시 한번 헬렌 가족을 초대한 프랭크와 에이프릴. 솔직한 존은 부부의 속을 긁어놓는다. 꿈 대신 안정적인 삶을 택한 프랭크를 조롱한다. 무의미한 삶에 지쳐 행복하지도 않지만, 체념한 듯 살아가는 에이프릴을 보면서 불쌍하다고 말한다. 

존의 말은 프랭크와 에이프릴의 마음을 흔들리게 한다. 주체 할 수 없는 감정이 폭발한다. 서로를 욕하지만 누가 옳다고 정답을 내릴 수 없다. 프랭크도 맞고, 에이프릴도 맞다. 하지만 프랭크가 틀렸을 수도 있고 에이프릴이 틀렸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

 

자신의 주변에 힘들어 보이는 꿈을 실현해 내겠다며 도전하는 사람을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우와 대단하다, 저런 어려운 일에 도전하다니'라는 생각도 들지만 '저게 되겠어?' 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꿈을 이야기하고 도전하는 삶을 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에 치여 무엇하나 이뤄내기 힘들다. 도전이란 그저 꿈같은 이야기가 되고 만다.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무엇이 옳은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고민해본 주제다. 무엇이 옳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옳은 것은 없다. 그저 선택의 문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