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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플래쉬 리뷰 -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

열해 2020. 10. 2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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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드라마, 미국 

2015. 03. 12 개봉 / 2020년 10. 28 재개봉 예정 

총 106분 15세 관람가 

감독: 데미안 셔젤 / 주연: 마일즈 텔러, J. K. 시몬스 


위플래쉬가 재개봉을 한다고 합니다.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서 다시 한번 영화를 시청하였습니다. 다시 봐도 너무 좋은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후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호랑이 선생님 

 

앤드류(마일즈 텔러)는 최고의 재즈 드러머가 되기 위해 뉴욕의 명문 셰이퍼 음악학교에 입학합니다. 어려서부터 꿈꿔온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입학한 학교, 그곳에서 그는 기회를 얻어 최고의 지휘자인 플레처 교수가 이끄는 밴드에 들어가게 됩니다

 

플레처교수는 악명이 자자한 교수입니다. 완벽주의자에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 없이 욕설을 내뱉습니다. 그러나 그의 밴드에서 연주하게 되면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성공의 기회를 얻기 위해 열심히 연주하는 앤드류, 하지만 플레처 교수의 가차 없는 지도에 앤드류는 서서히 변해갑니다. 

 

극한의 상황으로 내모는 플레처 교수에게 지도를 받으면서 앤드류도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입니다. 그의 성격은 점점 극단적으로 변하게 되고, 자신의 여자 친구와도 헤어지고 가족과의 관계도 틀어지게 됩니다. 

 

 


 

많은 영화에서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전개가 펼쳐지곤 합니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에서는 주연배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동료에게 배신을 당해 눈 덮인 산속에 버려지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야생곰의 습격을 받아 상처를 입지만, 이 상황을 이겨내고 자신을 배신한 동료를 처단하러 그의 뒤를 쫓습니다. 정말 처절할 정도의 사투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나옵니다

자기 자신과의 사투를 벌이는 영화도 있습니다. 127시간(2010)이라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아론 랠스턴(제임스 프랭코)는 홀로 암벽등반을 하다가 떨어진 돌에 팔이 끼게 됩니다. 그에게 칼 한 자루와 로프, 물한병이 전부죠. 그는 선택해야 합니다. 자신의 팔을 잘라내고 탈출할지 그냥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할지. 극한의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위플래쉬에서는 인물간의 갈등을 통해 극한의 상황을 나타냅니다. 플레처 교수는 욕설, 패드립, 무안 주기, 끝없는 경쟁을 통해 학생을 조련합니다.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성공을 얻기 위한 과정이 매우 험난합니다. 

 

앤드류는 재즈 뮤지션으로써 성공하기 위해 드럼 이외의 것은 모두 포기합니다. 사랑하는 여자 친구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자기 자신조차도 포기하고 드럼에 모든 것을 바칩니다.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sacrifice)해서 성공을 거머쥐려 합니다. 

 

희생을 통한 성공은 감독의 후속작 라라랜드에도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각자의 성공을 위해 헤어지고 그들은 결국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을 합니다. 헤어짐(sacrifice)을 제물로 바쳐 결국 성공을 얻어 내는 것이죠. 

 

 

 

 

 

출처-다음 영화

 

 

 

 

 

 

공간과 분위기가 주는 묵직함

 

위플래쉬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데미안 셔젤 감독은 재즈 드러머 출신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경험했던 이야기를 위플래쉬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들어갔던 밴드에서의 첫날, 엄청난 경쟁을 느끼고 그때의 경험을 영화로 연출한 것이라고 하네요. 

 

 

 

 

 

 

영화에서 밴드가 연습을 하는 장소는 창문이 없고 나무벽으로 되어있는 스튜디오입니다. 일부러 창문을 없앴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답답함과 질식할 것 같은 분위기를 전달하고 싶어서 이런 환경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플레처도 시종일관 어두운 옷을 입고 나오는데, 이게 플레처의 성격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도움도 되고요. 

 

 

 

 

 

 

여기에 더해 땀과 피를 영화에서 자주 보여줍니다. 엄청난 연습량과 플레처의 압박을 표현하는 장치로 사용된 것 같습니다. 땀범벅이 된 주인공을 보면서 우리는 그가 느끼는 부담감과 압박이 어떨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틱을 사용하다가 손에 상처가 나서 피를 흘리는 장면도 나옵니다. 이런 장면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그로 인해 받는 고통이 얼만큼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는 과연 훌륭한 교육자인가?

 

자신의 목표와 욕망을 위해 노력하던 중, 앤드류는 좌절을 맛보게 됩니다. 플레처의 교육방식이 그를 지치게 합니다. 앤드류는 결국 사고를 당하면서까지 공연장에 도착하지만 플레처에게 퇴짜를 맞습니다. 거기에 더해 예전 플레처에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가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고, 이를 조사하러 온 조사관에게 앤드류는 플레처에 대해 말합니다. 그리고 앤드류는 드럼을 그만두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 우연히 플레처를 다시 만나게 된 앤드류, 그와 이야기 하던중 플레처는 교수직에서 잘렸고 현재는 다른 밴드를 지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플레처는 앤드류에게 자신의 밴드에서 드럼을 쳐달라고 부탁을 하고 앤드류는 이를 승낙합니다. 그리고 공연을 하러 공연장으로 갑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앤드류는 함정에 빠집니다. 플레처가 자신을 골탕먹이기 위해 일부러 다른 곡을 지휘하기 시작한 것이죠. 어찌어찌 한곡을 마치고 앤드류는 비참한 마음으로 백스테이지로 빠져나옵니다. 아버지 품에 안겨 눈물을 보이던 그는 이내 결심합니다. 다시 무대 위로 올라간 앤드류, 그는 플레처의 지휘를 무시하고 연주를 시작합니다. 당황한 플레처, 그러나 이내 앤드류의 연주에 맞춰 지휘를 시작합니다.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앤드류. 연주를 하던 중 플레처와 눈이 마주치고 그들은 서로를 보며 웃음을 짓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끝나게 됩니다. '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데미안-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입니다. 태어나기 위해서 새는 알을 깨야합니다. 앤드류도 플레처와의 연주를 통해 자신의 세계를 깨트렸습니다. 플레처가 주는 압박과 괴로움 두려움을 넘어선 것이죠.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 얻고자 했던 것이 사라졌지만 그는 결국에 깨닫습니다.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깨트리고 새롭게 태어나 또 다른 세상으로 나옵니다. 

 

플레처는 강한 교육방식을 고집했습니다. 학생들을 찍어 누르며 그들을 압박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이런 방식에 짓눌리지 않고 자신을 이겨낼 사람을 원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플레처의 교육방식이 옳은 것인가? 앤드류의 욕망과 플레처의 방식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앤드류에게는 좋은 모습이 나왔을지 몰라도, 그동안 그를 거쳐간 많은 다른 학생들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겁니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여준 스승에게 감사해야 하는 건지, 한계를 넘기 위해 플레처가 행했던 모든 행동들을 용인하고 넘어갈 수 있는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얻어낸 결과물이 과연 그의 제자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위플래쉬가 이번 2020. 10. 28에 재개봉을 한다고 합니다. 처음 봤을 때 그 충격이 생각납니다. '정말 엄청난 영화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였습니다. 만약 못 보신 분이 계시다면 이번 재개봉을 이용해 한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마 보시고 나면 많은 생각이 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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