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려구요

힐빌리의 노래 리뷰 - 넷플릭스 영화 추천

열해 2020. 12. 31. 20:24
반응형

영화 정보

 

힐빌리의 노래(2020) / 2020.11.11 개봉

 

116분,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론 하워드 

 

주연: 에이미 아담스, 글렌 클로즈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낸 J.D는 예일대학에서 법을 배우며 미래의 변호사를 꿈꾸고 있다. 그런 그에게 갑작스러운 전화가 걸려온다. 엄마가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쓰러졌다는 전화였다.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그는 엄마를 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간다. 그는 고향에서 엄마에 대한 일을 처리하면서 잠시 잊고 지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아픈 시절의 기억을 마주하며, 그는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힘들었던 과거

 

귀엽고 통통한 소년 J.D는 힐빌리에 살고 있습니다. 그는 엄마와 누나,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엄마와 누나와 같이 살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가까운 곳에 따로 살고 있습니다. 

 

힐빌리라는 곳은 좋은 동네는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삶을 근근이 버티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동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일같이 싸움이 벌어지고, 불량 청소년들과,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입니다. J.D의 가족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J.D의 엄마는 한때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으나, J.D와 누나를 낳고 기르며 간호사로 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J.D의 엄마는 남자와의 관계가 순탄치 못해, 자주 애인이 바뀝니다. 싸우고 헤어지길 반복하며 점점 엄마의 삶은 피폐해져 갑니다. 그러면서 항상 공부를 잘했던 과거를 J.D에게 말합니다. 자신이 좋은 대학교를 진학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다는 가정을 하면서 말이죠. 

 

J.D도 공부를 잘합니다. 머리가 똑똑한 아이인 J.D, 그러나 그는 희망을 꿈꿀 수 없는 현실 앞에 공부보다 방황의 길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J.D의 할머니는 어린 손주의 미래를 위해 그를 시궁창에서 데리고 나옵니다. 그러나 한 번에 사람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J.D는 한동안 방향을 잡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떤 계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노력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는 결국 예일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최종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그러나 그의 엄마가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쓰러지고, 바쁜 누나를 위해 엄마를 찾아갑니다.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며 시간을 보내는 J.D, 그에게 이제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그는 최종 선택을 해야 합니다.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자신의 미래를 위해 최종 면접을 갈지, 아니면 아픈 엄마 곁에 남을지를 말이죠. 

 

 

 

 

선택

 

<힐빌리의 노래>는 엄마와 아들 사이를 조명하며 이들의 삶과 애환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누구나 그렇듯, 힘들고 어려운 삶을 들여다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J.D와 엄마, 누나,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각자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 J.D는 그것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엄마의 일로 다시 힐빌리로 돌아오며 J.D는 자신의 과거를 계속해서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가족의 사랑과 엄마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실도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엄마와 아들의 선택에 대해 보여줍니다. 공부를 잘했던 엄마, 그러나 그녀는 기회가 왔을 때 잘못된 선택을 합니다. 그러면서 점점 추락하게 되었던 것이죠. 반면, J.D도 잘못된 길로 어긋날 수 있었지만 할머니의 도움과 본인의 선택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J.D는 결국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종면접을 보러 갑니다. 그것이 그를 위해서, 그리고 그의 엄마를 위해서 최고의 선택이란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겠죠. 그렇게 영화는 J.D의 선택을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아메리칸드림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오며, 영화의 실제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힐빌리의 노래>라는 자서전을 출간한 J.D는(실제 이름도 J.D 밴스입니다) 예일대를 졸업해 변호사가 되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엄마가 현재는 약을 끊고 잘 지내고 있는 모습도 나옵니다.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잡아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한 J.D를 보며 우리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이나, 성공을 위한 개인의 노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여러분도 <힐빌리의 노래>를 통해 감동을 느끼시길 바랍니다라고 마무리를 하려고 했으나 여기서 잠시 딴지를 걸어볼까 합니다. 

 

J.D의 성공은 어찌 보면 아메리칸드림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J.D는 좋지 못한 환경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정신적 불안과 마약 중독에 빠진 부모 밑에서도, 자신의 노력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많은 미국인들이 꿈꾸는 아메리칸드림을 이뤄낸 인물이 바로 J.D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은 과연 아메리칸드림을 꿈꿀 수 있는 사회일까요? 프로테스탄트 정신으로 미국은 유래 없는 강국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성공의 밑바닥엔 아메리칸드림이 있습니다. 성실히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이 아메리칸드림은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은 미국인들의 바람과 다릅니다. 능력주의를 내세우며 누구나 공평한 기회가 있다고 미국의 정치가들과 성공한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계층의 사다리는 이미 많이 사라졌습니다. 미국의 계층 간 이동성 지표를 살펴보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며 이들이 아직도 믿고 있는 아메리칸드림의 신화가 과연 계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마음 한구석에 들었습니다. 이것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소수가 대다수보다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있는 지금의 세상에서 대한민국도 이러한 불평등에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힐빌리의 노래>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알게 해 준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안 좋은 환경을 극복해낸 한 사람의 모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다짐도 하게 해 줬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속 한 편의 딴지 걸기 좋아하는 마음은, 아직도 아메리칸드림이 유효한지에 대해 의문도 품게 했습니다. 참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 준 영화였습니다. 

 

잔잔하고 감동적인 영화 <힐빌리의 노래>,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 같습니다. 휴일을 맞아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이 되신다면 한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