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어봅시다

<책리뷰> 보건교사 안은영 책 줄거리와 느낀점

열해 2020. 10. 12. 11:31
반응형

 

보건교사 안은영 책 소개 

 

 

 

보건교사 안은영 (특별판)
국내도서
저자 : 정세랑
출판 : 민음사 2020.09.11
상세보기

 

 

보건교사 안은영은 정세랑 작가의 책으로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보건교사 안은영이란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주인공 안은영은 영체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는데요, 새로 부임한 학교에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퇴마사로써 임무를 수행해냅니다. 

 

퇴마라는 단어를 들으면 이 책이 무거운 분위기의 책일 거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매우 독특하고 발랄한 소설입니다. 

 

책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보건교사로 학교에 오게 된 안은영, 그에게는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사춘기 아이들이 뿜어내는 에로 에로 한 기운, 안은영이 보는 것은 일종의 엑토플라즘이다. 끈적끈적한 젤리 같은 응집 물들을 다루어야 한다. 

은영이 재직하고 있는 M고등학교의 한문교사이자 설립자 후손인 홍인표, 그는 특별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 이 기운은 은영의 에너지원이 된다. 힘들 때 기운을 충전해주는 충전소 역할이 되어준다. 

두 명의 교사 앞에 여러 가지 기이한 일들이 펼쳐진다. 이상한 괴물들, 귀신, 학교에 묻혀 있는 여러 가지 비밀들. 이것들을 해결해 나가는 내용으로, 10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청춘소설은 아니고 청년 소설이랄까...

 

"저는 이 이야기를 오로지 쾌감을 위해 썼습니다". 정세랑 작가의 책에 대한 후기입니다. 쾌감을 위해 책을 썼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 안은영은 히어로 영화 속 주인공처럼 악당들을 시원하게 때려잡지는 못합니다. 제한된 능력 사용으로 마음껏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니까요. 오히려 동료 교사 인표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럼 왜 쾌감이란 말을 썼을까요? 

 

정세랑 작가의 이전 책들을 읽어보지 못해서 다른 작품들과 비교가 어렵지만, 이 책은 작가 본인이 써보고 싶었던 내용을 막힘없이 술술 써 내려간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 그럴 때 있잖아요, 뭔가 생각과 느낌대로 어떤 일이 술술 풀리는 느낌.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쾌감. 일필휘지一筆揮之 ]로 써내려 갈 때의 그 쾌감을 말한 것 같습니다. 

 

쾌감은 책에서도 느껴집니다. 안은영과, 홍인표가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과 결말은 어려움 없이 술술 읽힙니다. 많은 생각을 할 필요 없이 주인공이 수행하는 퇴마를 지켜보면 됩니다. 

 

퇴마를 생각하면 어둡고 으스스하면서 무서운 느낌을 받습니다. <퇴마록>이라는 책을 많은 분들이 아실 겁니다. 1993년 출간된 이 소설은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오컬트 소설입니다. 귀신이나 이상한 주술로 고통받는 이들을 도와주는 퇴마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보건교사 안은영 역시 퇴마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그러나 이전의 한국 퇴마 소설에서 다루었던 퇴마와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십자가와 마늘, 성수를 이용해 귀신과 악령들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무지갯빛 막대기와 비비탄 총을 이용해 퇴마를 합니다. 오랫동안 수행을 해온 엄청난 내공의 종교지도자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퇴마사 안은영이 학교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이 책은 10가지의 에피소드를 엮어 한 권의 책이 완성되는 구조라 에피소드마다 마무리가 있기에, 짧은 호흡으로 책을 나눠서 볼 수 있어 부담감이 덜합니다. 하지만 에피소드마다 구성이 비슷하기에 중반을 넘어가면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 될지 예상이 됩니다. 읽어나가다 보면 좀 뻔해질 수 있습니다. 

 

책에 나타나는 유머 코드는 좀 특이합니다. 덤덤하게 상황을 표현해 나가면서 그 상황에 대해 특별히 놀라지 않는 주인공. 클래식 음악을 듣기 위해 턱시도를 빼입고 공연장을 찾았는데 갑자기 칸예 웨스트가 나타나 랩을 하는 듯한 반전의 유머가 책 곳곳 숨어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텁텁함과 축축함을 오가는 분위기는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에게 어느 장단에서 웃어야 할지 모르는 난감함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책은 몇몇 에피소드에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있는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회 문제를 이야기 속에 녹여내, 사람들의 각성과 관심을 유도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야기가 갖는 가치는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왕 쾌감을 위한 글이라면 이런 이슈를 덜어내고 처음부터 끝까지 쭉 달려 나갔다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사실 이 책을 읽어보게 된 이유는, 넷플릭스에서 뭘 볼까 고민하던 중 동명의 드라마를 발견하고 '이게 뭐지?'라는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의 이야기인가 궁금해서 본 책의 내용은 제 생각과 많이 달랐습니다. 신선한 다름이었습니다.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뉠 수도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책을 읽고 나면 안은영이 험난한 학교생활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넷플릭스에서 영상으로도 즐길 수 있지만, 그전에 책을 읽고 보시면 '아 이 장면은 이렇게 만들었구나'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저도 주말에는 넷플릭스에 있는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을 보며, 책을 보면서 궁금했던 점을 풀어볼까 합니다. 

 

 

 

 

 

[faq*][질문*보건교사 안은영 줄거리*][답변*사립고 M의 보건교사 안은영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보건교사이다. 보건교사이지만 자신만 볼 수 있는 것들을 쫓아내기도 하고 곤경에 빠진 누군가를 구해주기도 한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과 알 수 없는 이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특별한 선생님의 미스터리 활극*][*faq]

 

 

관련 글

 

2020/10/31 - [책을 읽어봅시다] -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고 나서

2020/11/12 - [책을 읽어봅시다] - 신경끄기의 기술을 읽고 나서

2020/12/03 - [책을 읽어봅시다] - 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집

2020/10/19 - [책을 읽어봅시다] - 나쓰메 소세키 「마음」- 감당할 수 없는 마음속 씁쓸함에 대하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