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어봅시다

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집

열해 2020. 12. 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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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출처-예스24, 문학동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 역자: 홍은주 / 문학동네 

 

2020.11.26일 발간, 236페이지

 

'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 <일인칭 단수>

 

오랜만에 책을 낸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집을 읽어보았습니다...

 

 

일인칭 단수
국내도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홍은주역
출판 : 문학동네 202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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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중심으로

 

대학생 때, 친한 선배가 나에게 책을 추천해주었다. <상실의 시대>, 나에게 생소한 작가였던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이 책을 선배는 침을 튀기며 칭찬했다. 꼭 읽어봐야 하는 소설이라며 나에게 일독을 권했었다. 

 

친한 선배의 권유였기에 나는 그날로 서점에 가서 <상실의 시대>를 구매했다. 평소 좋게 보던 선배였기에, 그가 추천한 책 또한 재미있고 의미가 있으리라 기대했다. 

 

'야설인가?' '이게 이렇게 극찬받을만한 소설인가?'. 책을 읽고 나서 나는 혼란스러웠다.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이 책 속에 존재하는 것인가? 이 책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에 나는 너무 어린것인가? 

 

나는 차마 선배에게는 책이 별로였다고 말하지 못했다. 그저 좋은 책을 추천해줘서 고맙다고만 했다. 선배는 그러면서 나에게 <중경삼림>이라는 영화도 추천해줬다. 나는 그날 집에 가서 이 영화를 보았다. <중경삼림>은 꽤 좋았었다. 그때,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여운이 많이 남았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은 읽어 본 적이 없다. 동생이 재밌다고 사 모은 <1Q84> 3권이 책장에 꽂혀있지만, 별로 읽고 싶진 않았기에 책을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호기심에 구매했다. 사실, 블로그에 책을 읽고 글을 쓰려고 산 게 더 큰 이유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을 사람들이 검색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일인칭 단수>는 제목과 일치하는 일인칭 시점의 단편 소설을 모은 소설집이다. 작가 본인의 경험을 살려 짤막한 글을 써놓은 것을 엮어서 출판한 것 같다. 

 

소설집 속 내용에는 유난히 음악이 많이 등장한다. 하루키가 음악을 사랑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하루키가 음악을 사랑하는 만큼, 그의 음악에 대한 지식도 대단하다. 「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 「사육제」라는 글 속에서 그는 자신의 음악의 취향과 지식을 마음껏 뽐낸다. 하루키의 음악사랑이 이 정도이니, 그의 작품 속에서 언급되었던 음악을 리스트로 만들어 그 음악들을 분석한 책까지 나온 것은 당연하게 보인다. 

 

이처럼 한결같은 그의 취향은 이 짧은 소설들의 묶음 속에서도 잘 드러난다. 특히 「위드 더 비틀스 With the Beatles」라는 짧은 글 속에는 그의 작품세계가 총집합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음악, 죽음, 그리고 여성과의 관계. 하루키의 소설 속에는 수많은 여성이 등장하고 매번 빠짐없이 그녀들과 잠자리를 갖는다. 이런 그의 작품을 두고 '야설'로 폄하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분명 그렇게 보는 시각이 당연히 존재할 거라 생각된다.

그만큼 많은 장면을 하루키가 할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죽음'이다. 단절된 연락, 그리고 우연히 알게 된 누군가의 죽음. 특히 소설 속 주인공과 관련된 여인의 죽음이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죽음을 직접적으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더라도,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을 소설 속에서 많이 보여준다. 

 

상실과 단절의 끝은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일인칭 단수>를 읽으면서 언급되는 죽음을 보며, 나에게는 와 닿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죽음은 흔하디 흔하다. 하지만, 아직 내 주변 누군가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느껴보지 못해서 인지 죽음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하루키를 읽는 이유

 

매년 빠지지 않고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작가, 출간하기만 하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작가, 하루키는 지금 우리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작가다. 좋은 싫든 그의 작품은 여러 곳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심이 없던 사람도 베스트셀러란에 단골로 등장하는 그의 책을 보면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왜일까? 어떤 점이 매력적이기에 이토록 사람들이 열광하는 걸까? 

 

어렵지 않게 읽히는 문장 속에 분명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 존재한다. 그의 글은 쉽게 읽히지만, 읽고 나서 곰곰이 앉아 '생각'을 해봐야 글의 맛을 더 맛있게 느낄 수 있다. 깔끔하게 정돈된 길을 따라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길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는 그의 작품 세계 때문인가? 아니면, 글을 읽고 나서 느껴지는 묘한 여운 때문일까? 어떠한 이유로 그는 이토록 사랑받는 것일까?

 

처음 <상실의 시대>를 읽었을 때도, 지금 <일인칭 단수>를 읽고 나서도 쉽게 그의 작품을 판단하기 어렵다. 호와 불을 오가는 그의 작품은 누군가에게는 인생 작품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유명세 때문에 읽히는 그저 그런 베스트셀러 작품일 수도 있다. 

 

사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왜 읽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 중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선택해야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아직 그 이유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일인칭 단수>를 읽으면서, 그가 보여주는 세계에 발끝을 조금 담그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읽지 않고 놔두었던, 동생이 사뒀던 <1Q84>를 꺼내봐야겠다. 어쩌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질지도 모르니까. 

 

 


 

개인적인 감상을 적어봤습니다. 제 글이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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